[인터뷰] 송하진 전북도지사, “대한민국 탄소산업 비상을 전북이 이끌도록 하겠다” | 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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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하진 전북도지사, “대한민국 탄소산업 비상을 전북이 이끌도록 하겠다”

(재)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정부(산업부)로부터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지정받아 대한민국의 탄소융복합산업 종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면서 관련 산업을 이끌게 됐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역량뿐만 아니라 국내 유일의 탄소특화 국가산단 지정, 국내 최초 탄소융복합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 등 탄소융복합 분야의 인프라와 그 동안 지역산업에서 국가 전략 산업으로 성장시켜온 전라북도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가 크게 작용한 걸로 알려졌다.

다음은 송하진 전북도지사와의 기자회견 인터뷰 전문이다.

Q.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지정됐다. 소감은?

A. 올해 5월에 탄소소재법이 개정된 후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지정되기까지 6개월이 걸렸다. 탄소소재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까지 계산하면 3년하고도 2개월이 더 걸린 셈이다. 긴 시간을 함께 견디며 뛰어준 고마운 분들이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법 개정 과정에서 발 벗고 나서 준 정운천 의원에게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 도내 국회의원들도 큰 힘이 되어주었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방윤혁 원장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국내 유일의 탄소소재 분야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연구개발에 쏟은 노력이 이번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전라북도 탄소산업의 개척자인 강신재 교수, 전북에 큰 투자를 하신 효성그룹 관계자, 그리고 늘 큰 응원과 격려를 보내 주시는 도민들께 감사드린다.

Q.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지정의 의미는?

A. 이번에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라는 국가 차원의 탄소산업 종합 컨트롤 타워가 전북에 생기게 됐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아무래도 기업 지원을 위한 연구개발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지정됨으로써 우리나라 탄소산업과 관련된 정책, 제도 연구부터 시장 창출, 국제협력, 제품 표준화, 창업·연구개발 지원, 인력양성 등 관련된 모든 사업을 지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탄소산업의 핵심 기관이 된 것이고 전북의 탄소산업이 국가가 책임지고 육성하는 국가적 전략산업으로 확실히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전북에는 국산 탄소섬유를 생산하면서 2028년까지 1조 원대의 추가 증설 투자가 진행 중인 효성의 탄소섬유 생산공장이 있고, 국내 유일의 탄소특화 국가산단이 조성 중이다. 여기에다 7월에 국내 최초의 탄소융복합산업 규제자유특구까지 지정받아서 운영중에 있다. 이번 진흥원 지정까지 더해져서 전북에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 탄소산업의 수도가 조성되어 기업 집적화와 연구역량 강화, 정책적 지원이 선순환하는 탄소산업의 생태계가 완성될 것이다.

Q. 경북과 경쟁이 치열했다는데?

A. 경북은 국내 탄소산업 후발주자로 우리 전북의 시책을 많이 참고하고 있고 협력 관계도 맺고 있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역시 나름 연구성과도 있고 기업지원도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국내 탄소산업의 역사와 정통성 측면에서 전북이 가장 탁월하다. 특히 인프라 부분에서는 국내에서 전북에만 유일하게 탄소특화 국가산단, 탄소융복합산업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되는 등 기업 집적화를 위한 기반이 매우 우수하다.

무엇보다도 한국탄소융합기술원 자체의 규모나 예산, 인력 구성, 연구역량, 주요 기능 등이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과 비교했을 때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객관적으로 더 우수했다.

평가단이 이런 전북의 인프라와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미래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해 준 것 같다.

Q.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의 역량은 어느 정도인지?

A.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국내 유일의 탄소소재 연구전문기관이다. 전신은 2003년 설립된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로 2008년 기계탄소기술원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2006년 당시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장이었던 강신재 교수와 의기투합해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탄소산업을 시작했다. 세계 세 번째로 T-700급 탄소섬유 개발도 그곳에서 이뤄냈다. 그러니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한국 탄소산업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에는 대한민국 탄소산업에 관한 노하우가 고스란히 축적돼 있다.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등과의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해 공동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연구인력도 풍부하다. 기술원 재직 인원 중 절반인 40명이 연구자다. 전북대와 원광대, 전주대 등 지역대학에 탄소산업 관련 학과가 있어 양질의 전문인력들이 꾸준히 배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앞으로 기술원은 진흥원으로서 안정적인 국가예산과 우수 인력이라는 두 날개를 갖게 된다. 이를 활용하여 대한민국 탄소산업 비상을 전북이 이끌도록 하겠다.

Q. 탄소산업하면 ‘송하진’이 떠오를 정도로 탄소산업 육성에 노력해왔는데, 그간의 소회가 궁금하다?

A. 지역에서 시작한 산업이 국가전략산업으로 성장한 일은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다. 지역에서, 그것도 제조업 기반이 없는 전북에서 시작했으니 우여곡절은 얼마나 많았겠나. 지난 시절을 생각해보면 말 그대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사기꾼이라는 소리도 들어봤고, 중앙부처에서는 무시도 많이 당했다. 지역에서도 반대하고 방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효성 공장 부지를 매입할 때에는 개밥을 주면서 땅주인을 기다려보기도 했다.

버틸 수 있었던 힘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었다. 강신재 교수, 방윤혁 원장, 효성 이상운 부회장과 많은 연구자, 공무원들 등등 탄소산업의 가능성을 믿고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전담부서 설치, 탄소섬유 생산시스템 기반 구축 등 선도적으로 탄소산업을 육성하면서 전북하면 ‘탄소산업’이 떠오를 정도가 됐다.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전북 탄소산업 육성을 약속하고 같은 해 정운천 의원이 진흥원 설립을 골자로 하는 개정법을 발의하면서 국가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됐다.

더 큰 호재는 아이러니하게도 작년 일본 수출규제였다. 효성에서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었지만 국내 기업들이 생산하는 중간재와 완제품은 대부분 일본산 소재를 활용하고 있어서 시장 진입이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탄소섬유의 국산화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이전부터 효성 경영진에 탄소섬유 생산설비 증설을 요청하고 있었는데 즉시 대규모 투자 결정이 이뤄졌고 대통령도 참석해 탄소산업의 가능성과 전북의 산업 역량을 인정해주었다. 그리고 9월에 국내 유일의 탄소특화 국가산단 지정이 이뤄졌다. 올해 3월에 효성은 탄소섬유 생산 제2라인 증설을 완료했으며, 7월에는 국내 최초로 탄소융복합산업 규제자유특구 지정도 이끌어 내었다.

이번에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지정되면서 탄소산업의 발전 토대는 어느 정도 완성됐다고 본다. 국가 차원의 전문기관인 진흥원이 운영되면 탄소산업의 체계적인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다. 차질없는 국가산단 조성과 규제자유특구 운영으로 든든히 뒷받침하겠다.

Q. 마지막으로 도민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10년 넘는 세월을 오롯이 쏟았다. 전북의 백년을 책임질 먹거리를 마련했다고 생각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 제대로 된 제조업 기반 하나 없던 전북이 지역의 힘으로 국가전략산업을 만들어 냈다.

안된다고, 할 수 없다고 포기하거나 외부와 정부정책에 의존하다가 좌절하는 일이 얼마나 많았나. 그런 의미에서 작은 것이라도 우리의 힘으로 해내는 성공의 경험이 많아지는 게 전북의 자존의심을 살리는 길이고 전북 몫을 제대로 찾게 하는 방법이라 믿는다.

탄소산업은 우리가 함께 이뤄낸 아주 소중한 성공의 경험이고, 이미 그런 경험들이 많이 축적되고 있다. 반세기 만에 새만금 국제공항 건립을 확정했고, 농식품생명산업, 홀로그램 등 새로운 미래의 씨앗을 우리 힘으로 마련하고 있다. 전북의 오늘을 우리가 혁신하고 전북의 내일을 우리가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간절히 꿈을 꾸고 노력하면 이뤄진다. 몇 사람의 꿈에 불과했던 탄소산업도 이제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함께 가는 이가 많으니 길은 더 넓어지고 다양해질 것이라 믿는다. 전북의 탄소산업 역사가 곧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역사라는 자부심으로 함께 미래를 개척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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